[ 구곡주(九曲珠)의 교훈 ]
  공자(孔子)는 말년에 여러 제자들과 천하를 두루 살피고저 외국여행길에 올랐다.
채(蔡)나라의 국경을 넘을 무렵 뽕을 따는 여인들을 보았다.
동쪽의 나무에서 뽕을 따는 여인은 예쁘장한데, 반면 서쪽의 나무에서 뽕을 따는 여인은 못 생긴 추녀였다.
이에 공자는 얼떨결에 동쪽의 여인은 구슬같이 예쁜데(東枝璞동지박), 서쪽의 여인은 얽은 박덩이로고(西枝縛서지박)... 중얼거리며 지나갔겠다.
이를 들은 서쪽의 여자가 앙칼지게 응수했다.
귀는 얼굴보다 희고(耳白於面이백어면)
입술은 마르고 이가 툭 튀어 나왔으니(乾脣露齒건순노치)
이레동안 굶을 상이로다.(七日絶糧之相칠일절양지상)
... 욕을 퍼부었다.
공자일행은 국경을 넘어 채나라 땅에 들어서자, 당국은 그를 수배자인 중범자 양호(陽虎)의 일당으로 오인하여 공자를 연금하고서 투옥시키려 했다. 제자들은 놀라 노나라의 성인(聖人)이요, 대학자인 공자라 극구 변호했건만 막무가내였다.
그들은 공자가 정말 성인이라면 표적을 보이라면서, 구멍이 아홉개 뚫린 구곡주(九曲珠)를 내어 놓고, 이 구곡주를 실로 한꺼번에 꿰면 성인이요, 그렇지 못하면 가짜라 했다.
공자는 구슬을 받아 보니 구멍이 꼬불꼬불 아홉구비로 뚫려있는데, 며칠을 두고 꿰어 보려고 꿍꿍거려도 안되어 애간장이 탔다.
이를 바라보는 여러 제자들은, 앞서 뽕밭의 추녀가 내 뱉던 독특한 언행을 떠올려, 그녀에게 한번 물어 보자고 했다.
제자들이 그 뽕밭에 갔으나 여인들은 간 곳이 없고 다만 서쪽 뽕나무 가지에 신만 걸려 있는게 아닌가.
이 또한 예사로운 일이 아니라 싶어 신이 걸린 마을, 즉 계혜촌(繫鞋忖)을 어찌어찌 찾은 끝에 그 여인도 찾아 내었다. 그에게 깊이 사죄하고 스승을 구해 달라 애원했다.
그 여인은 그만한 지혜도 없이 자칭 성인이라 하면서 주유천하(周遊天下)한단 말인가, 게다가 여인을 보고 함부로 비웃고 모욕하고... 가서 밀(蜜) 의(蟻) 사(絲); 석자라 이르시오...
제자한테 얘기를 들은 공자는 무릎을 탁 치면서, 그렇다. 밀은 꿀, 의는 개미, 사는 실이다. 이를 빨리 구해 오라 했다.
공자는 구슬을 꿀물에 담구워 구멍속에 달콤한 꿀물이 들어가게 하고, 개미허리에 실을 매어 구멍에 대었다. 개미는 꿀물을 빨며 들어가서, 꾸불꾸불 아홉구비를 감돌아 나오는 놀라운 묘기를 보였다.
이를 본 당국은 좬과연 성인임이 분명하다좭 하면서 국경통과를 허락했다. 위 구곡주 얘기는 옛부터 중국에서 전해 오는 야화(野話)이다. 우리는 위 야화를 통해 몇가지 교훈을 얻는다.
무엇보다 보잘것 없는 사람에게도 뛰어난 지혜가 있는 반면, 공자 같은 성인도 모르는 것이 있다는 교훈을 준다.
헌데 나는 과연 무식한 사람, 가난한 사람, 못난 사람들을 깔보고 그들의 자존심을 짓밟는 패악을 저지른 일이 그 얼마나였는지 되돌아 보게 했다. 어찌 부끄러운 일이 한둘이었으랴...
위 얘기는 나아가 모든 사물이나 현상은 저마다 어떤 이치(理致)가 있고, 이에 그 이치를 연구하고 궁리하여 그 지식을 확실하게 해야하는 이른바, 격물치지(格物致知)의 교훈을 일깨워준다.
나는 매번 어려운 사물을 대할때마다 앎을 이루고, 혹은 뜻을 성실히 밝히고 마음을 닦는 격물치지의 참뜻을 되새겨야겠다고 다짐을 해 본다. 헌데도 번번히 공염불이 되고 만다.
이는 아직 철이 덜 들어 그렇다기에는 온 머리를 짓누르는 백발이 박장대소하리니 딱도 하구려, 해는 자꾸 저물어 가고 날은 짧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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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재

2007.10.24
16:5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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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배우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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